저자:아키

사운드:악토


두둥.

" 우와아... "

이린이의 눈 앞에는 그 언제도 보지 못했던 넓은 광장이 자리해 있었어요. 사람들 하나하나 제 각각 일을 보기 위해 모여든 것 같기도 하고 목적없이 모인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 이 광장에 이린이가 첫 발을 내딛습니다.

" 우와아... 근데 어디로 가야되는 거지 ? " 하면서 조금 울먹이는 투로 말합니다. 그야 그렇지요. 이게 이린이니까요. 방금 막 알에서 깬 병아리처럼 첫 발을 내딛는 순간입니다.

이정표를 찾아 걷는 이린이. 무거운 가방을 든 손에 이미 아쿠아 여행 책자가 손에 들려있는 것도 모르고 걷고 있습니다. 이린이가 갈 대학교에서 팻말을 들고 학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인도하고 있는 것 조차도 지나쳐 버려버렸습니다.

" 헥헥... 대체 난 어딨는 거야 " 하면서 처음으로 이린이가 절규하듯이 외칩니다. 그리고선 손에 있던 책자를 그제서야 발견.

" 에에에에 ?!!! 여기... 여기 있었잖아 !? "

활짝! 하고 책을 펴봅니다. 목차에 음식점, 지도, 등등 에 관한 것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때 번쩍! 하고 이린의 눈에 띄는 것이 있지요.

" 아쿠아 대학교 학생을 위한 도움말이 여기 있었구나. 어디... "

페이지는 끝 목차여서 책자의 거의 끝까지 갑니다. 책자에 적힌 충격적인 문구하나.

' 공항에서 내려 " 아쿠아 대학교 " 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을 찾아간다. 절때로 광장 밖으론 나가면 안된다. 아쿠아의 길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거주민 조차 길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

" 헤에에.... "

풀썩. 이린이가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져 앉습니다. 

" 정말 이젠 어떻해에에에! " 하면서 울음섞인 목소리의 이린.

그렇게 눈물을 흘리던 이린에게 무언가의 속삼임이 들렸습니다. 

' 샤아아아 - '

그 소리는 이린이에게 희망을 비추어 주는 듯 했습니다. 신비한 힘이 깃든 그 소리에는 누군가를 간곡히 찾는 듯 한 소리였지요.

" 훌쩍... 이럴때가 아니지... 빨리 길을 찾아야지 "

그 무언가의 힘에 이끌려 이린이는 길을 찾기 시작 했습니다. 빵 굽는 아저씨, 수다떨던 견습 운디네들, 우아한 할머니, 아름다운 아가씨, 우편 집배원 아저씨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이린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린. 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미로같은 거리에 다시 한번 털썩 주저 앉습니다

" 에에... 훌쩍... 정말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 아앙~ "

그런 바보 이린에게 어렴풋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이린이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그 곳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 바... 밝아! "

바로 그 곳은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광장이었습니다. 대학교 팻말을 들고 누군가 급히 찾는 듯한 얼굴인 듯한 여자에게 다가갔습니다.

" 여기 이 여자분 못 보셨어요 ? " 

하면서 여자도 꽤나 다급한 얼굴. 그 사진에는 이린이가 프로필 사진으로 제출했었던 사진이었습니다. 그걸 보고서 이린이는 다리가 그만 풀려버렸습니다.

" 헤에... 찾았다... "

' 풀썩! '

그 소리를 들은 다급한 얼굴의 여자가 이린이에게 다가왔습니다.

" 유 이린씨 맞으시죠 !?!?!? " 

라며 무척 반갑다 그리고 다행이다 라는 얼굴 빛을 비치며 이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린이는 얼굴에 무언가 해냈다는 얼굴을 가득하고선 답했습니다.

" 네... 맞아요. 저 유 이린이에요. "

그 말을 들은 여자는 자기 소개를 시작했습니다.

" 에에... 아! 저는 입학담당관인 세르 라고 해요오. 입학담당관인 저는 지구 한국에서 오는 학생을 담당 하는데요오 ~ 마침 학생들을 다 보냈는 줄 알았더니 그만 학생만 깜빡했지 뭐에요 ? 아 하하 하하하하.... "

무언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입니다.

" 그 그...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미안해요 이린씨. 원래 나오자 마자 바로 대려와야 하는 건데 그만 제가 그때 잠깐 조... 아아 아니 용무가 있어서... 아하하하 "

방금 졸았다고 한듯 한데... 하는 궁금증을 남기고선 이린이를 일으킵니다.

" 뭐 어쨌든 이린 학생 만난거잖아요오 ? 하하하... 앞으로 잘 부탁 해요. 하하하... "

계속해서 당황한 듯 해보이는 세르라는 여자다. 그리곤 입학식에 늦는다며 특급 차를 불러서 이린이를 태웠습니다

" 입학식이 늦었어요오! 저는 방법이 있으니 입학식때 봐요 ~ "

라는 말이 끝나자 마자 그 특급차? 라는 것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 우우웅~ '

" 꺄아아아아~ 이... 이게 뭐에요~~~!!! "

특급차라기 보단 바이크 ? 의 형상을 몰고 있는 남자가 말했습니다.

" 아따 조금만 참어요~ 곧이니까요 " 

' 우우웅~ '

하는 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잠시 후 얼마 달렸을까 ? 하고 풍경을 보니 벌써 학교에 도착해 있었고 대기학부 학생들이 서 있는 곳으로 급하게 등장했습니다.

' 슈와아악~ '

" 다 왔어요. 이제 저기에 서면 되는 거에요. "

너무나 갑작스러운 지라 이린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어요. 그래도 꿋꿋히(?) 내려서 

" 고마워요 ! " 

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풀썩하고 주저 앉았습니다. 오늘 겪은 일들이 모두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그만 다시 다리에 힘이 풀린 것이었죠.

그리고 그 뒤 이린이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

Posted by 트럭모는 아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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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me.  - 1화

( Fiume는 시냇물이라는 뜻입니다. - by 아쿠아씨 )
( 아키/루마니세라우가 만들어가는 아리아 팬픽입니다. ^^ )
( 1화 특별 출연한 아리에타입니다~★ )





'웅~. 웅~.'
"와아!"

지금은 지구에서 아쿠아로 가는 셔틀을 타고 신기해하고 있답니다.
19년 살면서 여태까지 일반 비행기도 못 타봤거든요.
여기저기 돌아보니 말로만 듣던 24세기 테크놀러지의 간결하고도 복잡한 미학의 정수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날아오르기 위해 한걸음 뒤로 물러나 숨을 고르고 있지만 말이죠.
이린은 이게 어떻게 뜨는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 들뜨는 마음은 흥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런 이린이 있다면 무슨 이유인지 불쾌한지 한 손님이 기분 나쁜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어요.

"정말 넓다!"
'띵딩딩딩. 안녕하십니까? 저희 셔틀은 곧 비행장을 출발할 예정입니다....~~~'

새하얀 과학에 쏙 빠져 기내방송은 듣는 체 마는 체하는 유이린입니다.
착한 승객이라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내방송은 꼭 들어야 하는 데 말이죠.
곧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선하네요.

'우우우웅~'

셔틀의 그윽한 이륙 소리가 들립니다.
그 사이로 살짝 흔들릴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초등학생(?) 유이린, 셔틀이 신기해 여기저기 둘러보다 그만....

'철푸덕!'

나름 경쾌한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앞으로 나동그라지는 겁니다.
"후훗." 하고 이린이 옆자리에 앉은 나이가 그윽한 한 여자 승객이 웃습니다.
이린, 창피함에 몸을 떨며 또 눈물이 흐를 것 같은 눈을 하고는 조용히 제자리에 앉습니다.

"으앙, 또 넘어졌어. 나 정말 바본가 봐. 흑"

이린은 속으로 삭이다가 못 참고 또 훌쩍, 이러다 천성 울보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미 완벽한 울보일까요?

"훌쩍. 이제 그만 울고 짐이나 확인해야겠다."

이린이 수첩을 꺼내서 확인하는 드문 진풍경을 보입니다.
웬만해서는 도 못 보는 초 희귀 장면인데 옆에 앉은 여성분은 횡재 하셨네요.
가방 안에는 웬만한 잡기들이 잔뜩 들어있고 그 사이를 대책 없이 헤집는 이린의 손은 바쁩니다.

"읏차, 거의 다 있는데... 왜 이게 없지? 응? 어라 라??"
'셔틀이 잠시 흔들릴 수 있으니 승객 여러분은 손잡이와 안전벨트를 확인하여 주세요.'

무엇인가 중요한 게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얼굴은 사색이 되고 귓가를 맴도는 기내방송은 대충 뭉뚱그려 소음으로 변해버릴 뿐, 전혀 뇌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덜컥! 위이이잉~'
'턱! ' '퍽!'

또다시 경쾌한 소리를 내며 날아오른 이린의 수첩이 무방비 상태의 이마 한 가운데를 모서리로 콕 찍어 누릅니다.
이 유치한 쇼는 언제까지 계속 되려는지, 참 기대되는 유이린입니다.

"아야야... 응 ? 여기 있었네 ?"

하고 집으려는 순간

'윙~ TrpT(Transparent Technology)를 가동합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당황하지 마시고...'

갑자기 좌석을 제외한 모든 곳이 투명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번이 처음 비행이고 상식조차 부족하고 뉴스도 볼 것 같지 않은 이린이 최근에 도입된 기술을 알리 만무.
거기에 마지막으로 더해 기내 방송을 들을 리도 만무.
결국....

"꺄아아아아아아 !!!!!"

귓전을 때리는 괴성에 탑승객 전원의 시선이 유이린에게 쏠립니다.
이린, 여전히 상황 판단이 안 된 모양입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옆 사람에게 급히 물어보는데 얼굴은 창백하네요.

"이...이이이이이이 이거 왜왜왜왜왜 이런 거죠오오오오???"

바보 같은 애의 발언에 승객 대부분이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그리곤 그 장면을 가장 가까이서 미소를 띄고 바라보던 이린의 옆 승객이 말했습니다.

"이건 바깥 경치를 보라고 만든 거 에요. 투명해져서 셔틀을 탈 때 마다 한 두 사람씩 꼭 이렇답니다. 당황하지 말아요 후훗."
"에헤, 죄송해요. 소란 피워서."
"아뇨 아뇨, 괜찮아요. 처음은 언제나 당황스럽고 흥분되는 거니까요."

부드럽게 웃어주자 유이린 그제야 회색이던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속을 다 들킨 것 같아 부끄러운 듯 슬쩍 아까까지 챙겨보던 수첩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가방 안을 싹싹 뒤져 리스트의 물건이 다 있음을 확인하곤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주워 담네요.
이린은 INS Super Note이라고 적힌 태블릿을 고장 났을까 노심초사하며 조심스레 집어 전원버튼을 꾹 누릅니다.

"응? 다행이야. 잘 되는 구나."

INS OS Home Edtion 이라는 문양이 커다란 화면 한 가운데에 떠오르며 켜집니다.
로고 타이틀이 뜬지 채 불과 몇 초 지났을까 순식간에 부팅됩니다.

"다행이다. 휴~ 다 가져왔네. 그럼 어디보자..."

위에서까지 본 그대로 어딘가 나사 빠진 이린일지라도 매일 끼고 사는 이 태블릿정도는 제대로 다룰 줄 안답니다.
평소 하던 것처럼 메일 아이콘을 터치하여 혹시 왔을지 모를 메일을 체크합니다.

'딩!'
"응? 새 메일이 왔네?"

마치 아란이 메일을 켜기를 기다렸다는 듯 즉시 알림음이 울리네요.
[메일 제목 없음 : 작성자 : Reseter]
처음 보는 이름에 뭘까 하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확인을 누르자 검은 화면이 차오릅니다.
하지만 검은 화면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가만히 멈춰버린 듯 했습니다.

"이게 왜 이러지?"

이린은 조급하게 여러번 화면을 눌러보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검은 바탕 위로 흰 글자 몇 개가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어서오세요. Reseter의 세계로. 당신의 컴퓨터 시스템은 복구 롬 부트 등을 포함해서 모든 걸 RESET 할 겁니다. 그럼 전 이만. 컴퓨터 사용하는 분. Reseter의 세계는 멋질 겁니다.'

뭔가 미심쩍은 글귀, 이린이 순간 당황해서 화면을 몇 번 두드리자 태블릿은 제멋대로 완전이 전원 종료되어버렸어요.

"흐에에!"

이린은 아까의 창피함은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또 괴성을 지릅니다.
'INS RECOVERY SYSTEM READ FAILED. YOU CANNOT RECOVERY IF YOU DONT HAVE RECOVERY CARD.'

"뭐지? 으아아앙 !"

그것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문구였습니다.
질린 얼굴로 무슨 짓을 해도 방금까지 이린을 옆에서 도와주던 태블릿은 아무 말도 없습니다.
마음을 가지지 못한 무생물이 이 상황에서 이린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

지금 이린은 일인실에 편안히 누워있습니다.
대기권을 빠져나올 때나 진입 할 때는 안전을 위해 모여 있는 좌석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셔틀이 우주 궤도에 오르고 나면 한동안은 흔들림도 충격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나면 방에 들어가 긴 항해를 각자 보냅니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홀 같은 곳도 있지만 지금 이린은 거기서 넉살좋게 있을 기분이 아닙니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네요.
짐이 잔뜩 들어있는 가방은 한쪽 구석에 치워두었습니다.
비스듬히 삐뚤게 뉘어져 있는 게 마치 이린의 마음 속 상태 같네요.
인공중력에 몸을 실어 누워도 전혀 편안하지 않습니다.
이린을 왼팔을 뻗어 누운 채로 태블릿을 들어 올립니다.

"이걸 대체 어쩌지?"

태블릿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여전히 리커버리카드가 필요하다는 문구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이린의 디지털 라이프, 그 모든 것이 들어있는 단말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용불능에 빠지다니요.
당장 네오베네치아에 도착 하고나면 유이린 인생 최대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도는 가서 산다고 치고, 흐그그...그래봤자 길 못 찾을 텐데...전화는 어떡하지.. 또 책들이랑..."

이린은 닥쳐든 문제 하나에 하나씩 힘이 쫙 빠진 손가락을 접어갑니다.
떠오르는 문제들이 산사태처럼 쏟아지자 잠깐 새에 오른손의 손가락을 다 써버리고 말았어요.
유이린, 자기가 얼마나 바보 같은지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몰라! 흐으으...이런 일 없었어도 긴장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이제 어쩌지..."

이젠 지쳐버렸습니다.
다 내팽개쳐두곤 느릿느릿 이불속으로 들어갑니다.
불안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차올라 한숨을 내쉽니다.
바깥 창문에는 별이 총총이 박힌 넓디넓은 우주의 하늘이 비쳐져 마치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넓은데... 텅 비었어."

나지막이 처음으로 자신의 눈으로 본 우주에 대한 감상을 내놓습니다.
마치 이린 자신에 대해 하는 말 같네요.
다 커서 커다란 성인인데 알맹이는 아직도 작습니다.
그 커다란 껍데기 안은 아직 미숙하고 연약해서 밖을 지탱하지 못하고 지금이라도 무너져버릴 듯이 불안한 형태를 겨우 유지하고 있지요.

"돌아갈까?"
...
"안 돼! 그건 절대 안 돼!"

이린의 자문자답.
근거는 없지만 자신에 찬 표정으로 이불을 걷어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내 힘
침대 위에 선 이린은 배에 힘을 주고 힘껏 소리 질렀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아~!!"

'띵동~'
억지로 끌어올리려던 기분이 분위기를 깨는 벨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네요.
분위기에 올라 구르던 발을 헛딛어 쿵쿵거리며 반쯤 구르듯 문으로 향합니다.

"아야야야.... ㄴ...누...누구세요?"

이린이가 머리를 문지르며 문 앞으로 다가가자 문 밖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눈앞에 떠오릅니다.
중년의 아주머니가 홀로그램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네요.
아까 이린의 옆 자리에 앉았던 친절한 아주머니였습니다.
이린은 오른 쪽 벽을 손으로 더듬어 문을 여는 스위치를 찾았습니다.
살짝 튀어나온 사각의 버튼을 꾹 누르니 띵동하고 효과음이 나더니 스으으윽 하는 쓸리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부드럽게 열립니다.

"무슨 일이세요? 호...혹시 시끄럽게 떠들어서!?!?"

이린은 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만담을 벌이는데 아주머니는 그게 참 재미있으신가 봅니다.
웃음을 띄고 즐거워하는 표정이 서려있는 얼굴이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혼자 이상한 걱정에 날뛰려는 이린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겠지요.

"여긴 방음이 철저하답니다. 개미 한 마리 빠져나갈 틈도 없으니 걱정 말아요, 아가씨."

고갤 푹 숙이며 이제야 이린은 한시름 놓습니다.
그리곤 방금까지의 자기 행동거지가 머쓱한지 아주머니를 따라 웃었습니다.

"후후, 아가씨가 매번 실수투성이라 워낙 걱정이 되어서 말이죠."
"네? 헤헤...처음 본 분한테까지 걱정을 끼치고 다니는 제가 부끄럽네요."
"잠깐 나가서 얘기라도 할까요?"

이린은 앞서서 안내하는 아주머니를 따라 졸졸 쫓아갔습니다.
맨 처음 탑승했던 좌석들이 있는 곳과는 정 반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좁지만 넓게 보이는 육각 구조의 기다란 복도엔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까 지나왔지만 앞으로의 걱정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던 상황에서 눈에 들어 올 리가 없었고 이제서야 이린의 눈길이 자기 키 만 한 창에서 떨어 질 줄 모릅니다.
각 방으로 이어지는 문 옆에는 우주를 보여주는 창이 하나 건너 하나 있었고 어디까지나 카메라로 찍힌 화면을 띄운 것이었지만 마치 그대로 우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신 팔린 이린에게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가씨는 역시 스페이스 셔틀은 처음 타는 건가요?"
"네? 네. 맞아요."

이린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습니다.
잠시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가 갑자기 해 온 질문에 살짝 당황하면서 말이죠.
이린 만큼이나 티 나는 초보자도 없을 겁니다.

"행선지는, 아쿠아인가요?"
"네, 네오베네치아에 가요."
"오호호,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예전에 관광으로 가 본 적이 있답니다."

그렇게 말하며 아주머니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이 위로 가면 라운지가 있어요."
"헤에, 우주선 많이 타시나 봐요. 복잡해 보이는데 다 아시네요."

자기가 덜렁이인 걸 자각하고 있는 이린은 능숙하고 유능해 보이는 아주머니를 뭔지 모를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보았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게 귀여워 미소가 아주머니의 얼굴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아까 벽에 지도가 몇 개 쯤 있었는데 못 봤나 보군요."

이린은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방금 지나온 T자형 길 벽에 홀로그램 형식으로 띄워져 있는 게 지도라는 걸 알아채는 건 조금 뒤, 다시 방으로 돌아갈 때의 일입니다.

"네?? 그랬었어요?? 전혀 몰랐어요."
"물론, 자주 타 봐서 알기도 하답니다. 자식들이 각지에 퍼져 살아서 보려면 힘들어요 우후후."

아주머니는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웃음소리는 경쾌했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올라온 엘리베이터는 띵동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립니다.
이린과 아주머니가 타자 엘리베이터는 조용히 문이 닫힙니다.
그리고 눈을 세 번이나 깜빡였을까요.
올라오는 듯 한 기척도 없이 단 몇 초만에 다시 띵동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습니다.
일단은 이린도 24세기의 사람, 이정도론 놀라지 않습니다.
이린이 다시 입을 벌리고 감탄을 뿜어내는 건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와아...우와~! 별이 보여요!"
"오호호."

넓은 라운지, 천정은 보이지 않고 뻥 뚤린 듯이 보이는 컴컴하면서도 반짝이는 별들이 빛을 타고 내려오듯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자태를 뽐냅니다.
대기권 밖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서, 망원경으로나 보일 별들이 이린의 눈앞에 섰습니다.
가상 화면이나 이곳에 비하면 한없이 작았던 창으로 보던 풍경과는 무엇이라 말할 차원이 다릅니다.
마치 별들 사이에서 함께 빛을 주고받는 일원이 된 기분입니다.

"어떻게 위에가 다 보이는 거에요?"
"아까 아가씨가 이륙 할 때 놀란 것과 별 차이 없는 거랍니다. 이번엔 하늘로 향했다는 점 정도가 다르지요."

아까 한 바보짓은 벌써 잊어먹고 이린은 새 시대에 도착한 것 마냥 기뻐합니다.
잠시 머리 위 가득한 별자리를 세고 있자 아주머니께서 음료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아, 고맙습니다."

아까부터 그랬지만 모르는 사이 순식간에 가까워 진 느낌이 듭니다.
엄마뻘 아니, 그보다는 좀 더 나이 차이가 있어 보이는 두 사람은 거대한 우주 홀의 가운데로 움직였습니다.

"후아, 별이 눈에 박힐 거 같아요."
"어머나, 우리 애들이랑 하는 말이 똑같네요."
"그런가요 헤..."

머리카락을 흔들며 이린은 고개를 끄떡입니다.
짧은 동선으로 빙글빙글 돌며 위를 올려다보니 목이 아파 옵니다.
어서

"아가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이제 스무살이에요."
"이제 막 어른으로 한 발짝 내딪은 기분이 어때요?"

방금까지 좋아하던 이린은 얼떨떨 곤란한 표정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이야기로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걱정거리들이 다시 물 밖으로 튀어나왔으니 그럴 수밖에요.
뜸을 들이며 입을 한번 열었다 닫더니 한마디 합니다.

"좋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해요."
"괜찮아요, 괜찮아. 성장통이라고 생각해요. 반세기 넘게 산 나나 내 애들도 다 그럴 때가 있었어요."

이린의 미묘한 대답을 다 이해한 것 같았습니다.
어른이란 그런 동물인가 봐요.

"그런데 아쿠아에는 무슨 볼일이 있나요?"
"대학교에 가요. 어쩌다 보니 한참 먼 곳에 합격해서 이렇게 가고 있어요."
"아쿠아같은 좋은 곳에서 공부하면 분명 잘 될 거에요."
"너무 멀다는 게 흠이지만요."

좋은 곳이긴 하지만 한 번 왔다 가는 데 하루 좀 넘게 걸린다는 건 확실히 불편한 일입니다.
자기가 선택해서 온 거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은 착잡한 이린.

"방금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한테 하나부터 열까지 기대서 살았는데..."

시커먼 우주에 덩그러니 놓인 우주선에서 이렇게 말을 하니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정말 혼자 같은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오지요.

"뭐 하나 제대로 못 했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
"우후, 아가씬 확실히 못 미더운 면이 있어요."

스스로도 스스로를 못 미덥다고 생각하는데 도저히 부정 할 수 없는 유이린, 농담조의 대답이지만 풀썩 고갤 떨굽니다.
그래도 다시 고개를 팍 들더니 빨대를 쏙 빼버립니다.
그리곤 눈을 질끈 감더니 기세 좋게 주스를 한꺼번에 원샷 해버립니다.
그런데 그만 사레가 들려버렸습니다.
기침이 멈추질 않아요.

"괘...괜찮아요?"
"이...이제 괜찮아요."

뭔가 일은 계속 꼬여만 가는 듯합니다.
머피의 법칙인가요.
이린의 운이 샐리의 법칙으로 바뀌는 때는 언제이련지 그건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본 우주선은 잠시 후 폰브라운 국제 우주항에 들어섭니다. 착륙 후 15분----'

커다란 홀에 중간 경유지인 월면도시 폰브라운에 진입한다는 안내 방송이 흐릅니다.

"앗, 벌써 도착했네요. 전 여기서 내리니 이만 가 볼게요."

아쉽지만 벌써 헤어질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옷깃이 스친 인연이지만 혼자 있어야 하는 지금이라서 더욱 헤어지는 건 아쉽습니다.
아주머니는 이린의 살짝 기운이 없어 보이는 어색한 얼굴을 본 모양이었습니다.
가방에서 메모장을 꺼내더니 몇 자 적어 깨끗하게 찢어 건넵니다.

"시간 나면 연락해요. 앞으로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 잘 될 거 랍니다."
"안녕히가세요~. 다음에 꼭 봬요."

이린도 다시 웃습니다.
작은 만남과 헤어짐에도 이렇게 기분이 바뀌는 것이 아직 흔들리는 여자애라는 증거입니다.

...

방에 돌아와 확인해 본 쪽지엔 연락처와 함께 짧은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응원할게요.'라고.

...

지구 기준으로 하루 뒤, 이린이 타고 온 스페이스 셔틀은 네오베네치아를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까다로운 입성심사를 통과 하고 녹초가 된 이린, 없는 힘에 낑낑대며 잔뜩 짐을 챙겨 넣어 무지무지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나오고 있습니다.
가방을 앞으로 든 양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한 발 내 딛는 것도 힘겨워 보이는 이 아가씨.
보고 있는 게 불안해서 당장이라도 달려가 도와주고 싶은 타입입니다.

"아얏!"

자기가 들고 있던 트렁크에 다리를 부딪히고 아파하네요.
과연 유이린, 잘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이린의 무대가 아쿠아로 옮겨왔습니다.
이린은 앞을 향해 발을 내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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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시냇물 1화를 쓴 아리에타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팬픽 게시물이에요. 우후훗

릴팬 58화를 2월 10일에 올렸으니까 한달만이네요.



전 릴팬도 있고, 기분파이기도 하고 하니

시냇물은 정~말 가끔 쓸 것 같네요.



글이란 건 정말 오래 걸려요.

한 번 쓰고 나면 쓴 기간정도 쉬어줘야 하고.(응?)


아, 물론 저만 그렇답니다. ;-ㅁ-;

다른 분 들은 엄청 빨리 쓰시기도 하고, 규칙적인 연재도 가능하시고...(구석)



프롤로그는 무려, 작년이지만 아무튼 1화가 나왔습니다.

2월 중에 쓸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어쨋든 유이린의 대 활약은

앞으로 계속 될 거에요!

와아~★

초안 : 아키 제작 

완편 : 아리에타 제작 

 

1화 -ㅁ- 

Posted by 트럭모는 아키씨
,
Fiume. - 프롤로그
( Fiume는 시냇물이라는 뜻입니다. - by 아쿠아씨 )
( 아키/루마니세라우가 만들어가는 아리아 팬픽입니다. ^^ )
( 삽화는 아직 제작되지 않았답니다. 1화에선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때는 24세기 대한민국. 어느 고교.
 
" 으아앙 ~ "

어디선가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 망했어.....! 이제 어떻해 ! "

" 괜찮아... 다 잘될거야. 힘내고 응 ? 울지마 "
위로하는 친구의 말.

예, 전 올해 수능을 쳤지요. 그런데요... 그만 수능을 치면서... 덤벙거리는 바람에... 그만 수능을 망쳐버리고 말았던거죠. 

전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 ?

 그로부터 수일 후... 컴퓨터 앞에서 고민하는 표정.

" 정말 어디 쓰면 좋을까...? "

 네. 원서 기간이죠.대체 어디에 써야할지를 모르겠어요... 가,나군은 어떻게든 썼지만... 남은 다군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고 보니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유이린이라는 소녀랍니다. ^^;
대학교를 입학 원서를 쓰는 기간이에요
 
" 그래, 여기얏 ! "

' 정시 다군 , 아쿠아마린 대학교 대기학부. 합격을 기원합니다 ! '

.......................

그로부터 다시 한달하고 몇일 후...
 
 따르르르릉 ~

' 철컥 '

" 여보세... "
( 건너편에서 알 수없는 언어로 말하고 있다. )

" 아, 아. 이건가 보군요. 여보세요 ? 들리시나요 ? "

" 네. 말씀하세요 "

무얼까 하고 궁금해하는 표정이다.

" 유이린 학생이죠 ? 아쿠아마린 대학교 입학관리본부입니다. 오늘 등록자 티오가 나서 등록할거냐고.... "

" 네... 네네네네네 네에에엡 ??? "

" 아 그러니까 ... "

" 드... 등록할게요 !! "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릅니다.

" 아 , 그럼 전화로 정보 보내드릴테니 등록 예치금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

아주 기쁜 얼굴로

" 네..넵!! 가가가가감사합니닷. ! "

"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지금 보내는 정보는 꼭 보셔야 해요. 그럼. "

' 띡 '

득의환양한 표정, 그리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거실로 달려갑니다.

" 어어어어어엄마아아아아~~~ "

후다다다닥 !

' 턱 ! '

바닥에 떨어진 동생의 장난감을 밟고 넘어진다.

' 쿵 ! '

" 괜찮니 ? 다친덴 없어 ? 어릴 때부터 이러더니. 왜 그래? 왜 이리 호들갑이야 ? "

" 흐흐흑... 나... 나... "

" 왜 ? 왜 ??? "

" 흐흑 나 대학 합격했어어엉엉 !! "

" 아. "

잠시 엄마가 멍해진다. 

" 그... 그래... 어딘데 ?? 가, 나군 다 떨어졌다고 했었잖아 ?? "

" 응응... 근데... 오늘 아쿠아 마린 대학에서 합격자 티오가 났데... "

" 그래서 등록한댔어 ? "

" 응응 ! 그랬어. 훌쩍 여기 정보카드 "

" 응, 어디보자... "

엄마. 정보카드를 받아 홈 컴퓨터에 급 넣어본다. 

" 아쿠아 마린 대학교... 귀하의 합격을 축하합니다... 본교는 아쿠아 행성에 있으며... 아쿠아 !?? "

" 으응 ? "

" 이 학교 아쿠아에 있데. 괜찮아 ? "

" 응...! 나 정말 가고 싶어! "

"... 그래. 니가 원하는게 가장 중요하니까."

" 그럼 나 대학 가는 거야 ? "

" 응. 그래 "

"흐그극... 으아아아아앙~~ "

그 날 이린이는 하루 종일 울었답니다.

물론 기뻐서 이겠지요 ?

그리고 몇 일후...드디어 입학식이 일주일전으로 다가왔어요. 유니버스 김포공항에서 엄마와 아빠가 이린이와 마주하고 있어요.

" 너무 멀기도 하지만 엄마하고 아빠는 일이 너무 바빠서 같이 못가... 그래도 괜찮지 ? "

" 흐윽 으으응... "
그만 또 울음이 터져버리려고 하는 이린이.

" 이제 그만 울어. 자 이제 비행기 시간 다됐어. 5일 가야되지 ? 좀 힘들겠지만 우리 딸 화이팅 ! "
이린이 엄마는 이린이가 힘낼 수 있게 빙긋 웃습니다.

" 화이팅 ! 우리 딸 잘한다 ! "
옆에 있던 아빠가 한마디 하셨다.

"잘할런지..."

" 잘하겠지. 나이가 몇인데. "

" 그래도... 여태까지 내 옆에 항상 있었는데... 잘할까 걱정되네요. "

" 뭐 , 나도 솔직히 애기하면 그렇지만 어쩌겠어. 너무 좋아하는데.  옷, 벌써 10시야 이제 가야지 "

" 네. "

이 무렵의 유이린. 이젠 웃으면서 비행기 좌석에 탔습니다.

" 잘 할수 있을 거야. 난 할 수 있어. 아자아자 ! "

옆 손님.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쳐다본다. 

" 에헤헤 ;; "

이제 우리의 주인공. 아쿠아로 가는 첫 발걸음을 딛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요 ?
 
- 프롤로그.
 
P.S 이제 시작인겁니다아아아!!
Posted by 트럭모는 아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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